영화 파수꾼 그 시절,소통의 부재가 가져온 비극

 

 

 

개요

 

감독 윤성현, 배우 박정민과 이제훈이 주연을 맡았으며, 2011년에 개봉한 독립영화이다. 만약 남자고등학교를 나왔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친구들 사이에서의 소통의 부재, 암묵적 권력관계 그리고 그로 인한 비극을 현실적으로 다룬 영화다. 지금은 유명한 배우가 된 박정민과 이제훈의 풋풋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요 인물 

 

극 중 생을 달리 한 친구 기태는 배우 이제훈이 연기를 맡았다. 편부 가정에서 자랐으며, 애정결핍을 앓고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왕으로 군림하면서도, 동시에 관심을 바라기도 한다. 친구 동윤은 배우 서준영이 맡았다. 주인공과 중학교 때부터 절친으로 지냈으나, 원인 모를 이유로 갑자기 자퇴를 하고, 기태의 장례식장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박정민은 이 둘의 친구인 희준을 연기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우두머리로 군림하며, 사람들을 거칠게 대하는 기태의 태도에 늘 불만을 가져왔다. 그러던 중 자신이 좋아하고 있는 여학생이 기태를 좋아하자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파수꾼 줄거리 내용

 

한 소년이 죽음에 이르렀다. 평소 자신의 아들인 기태에게 무관심했던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아들의 공백에 혼란스러워하며 뒤늦게 죄책감과 무력함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이유를 모르는 그는, 아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아들의 친구들을 찾아 나서게 된다. 학교에서 짱으로 불리던 일진 학생 기태에게 동윤과 희준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학교에 찾아간 아버지는 반 학생에게 평소 저들 셋이 친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지만, 한 아이는 전학을 갔고 다른 한 아이는 장례식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기태가 죽기 몇 주 전 전학을 간 희준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희준은 자신보다 동윤과 더 친하게 지냈던 기태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있었고, 자신은 전학을 갔는데 자신이 기태랑 왜 친하다고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한 아버지는 연락처를 남기고 떠난다.

 

희준은, 기태가 죽은 뒤 학교를 그만둔 동윤의 집을 찾아가 기태 아버지의 연락처를 넘기고, 동윤은 기태 아버지와 만나게 된다. 아버지는 동윤에게, 친한 친구라는 두 명 중 한 명은 전학을 가고, 한 명은 학교도 그만두고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모두 답을 회피하고 숨기는 게 있는 거 같다는 말을 한다. 그 말은 들은 동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서로가 전부였던 소년들 사이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기태는 엄마의 부재와 아버지의 무심함에 애정결핍을 느끼며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런 그에게 있어 친구란 존재는 단순히 친구를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집과 부모님이란 울타리가 없었기 때문에 학교를 자신만의 구역으로 삼은 채 친구들의 관심을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는 했다. 끊임없이 관심과 사랑을 갈구했지만 관계에 서툴렀던 그는 소통의 도구로 무력을 행사하게 된다. 진심으로 소통하는 법을 몰랐기에 힘으로나마 친구를 묶어두려 했다. 이로 인해, 오랜 친구마저 등을 돌리고, 그렇게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친구들에게서 밀려나고, 공동체가 붕괴된 교실이란 공간에서 자존심을 다친 학생들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어쩌면 기태에겐 죽음이란 선택이 더 쉬웠을지도 모른다.

 

 마치며

 

 영화는 10대 소년들을 묘사하고 있지만, 이들의 관계는 오히려 10대 소녀 못지않다. 설명하기도 민망스러운 사소하고 작은 오해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진심이 아닌 말들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먼저 사과하고 화해를 바라는 쪽은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리고, 받아주어야 하는 쪽은 사과를 청하는 상대의 진심을 알려고 하기보단 자신의 분노와 자존심을 앞세운다. 이러지 말자-뭘? 내가 미안해-뭐가 미안한데? 그만하자고-뭘 그만해? 흡사 연인사이의 싸움과 같은 대화의 피로감이 작품이 이야기하고 있는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자면, 누군가라도 태도를 달리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는 비극에 관한 메시지다.

 

파수꾼은 개봉 당시 관객수 2.6만 명을 기록했는데 독립영화가 2만 명을 넘겼다는 건 대단한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고등학생인 10대 소년들의 섬세한 감수성과 그들 사이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권력관계에서 비롯된 소통의 부재를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주연을 맡은 박정민, 이제훈, 서준영의 연기가 압권이라는 호평이 많았다. 이 세 배우의 당시 나이가 20대 중후반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고등학생인 10대의 모습을 찰떡같이 연기한 셈이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은 화제가 됐었지만 이들의 대중적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는데 기태 역을 맡았던 이제훈은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제, 영평상 등에서 신인남우상을 휩쓸며 충무로에 눈도장을 찍게 되었다. 이 작품이 장편영화 데뷔작이었던 박정민은 몇 년 후,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