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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멋진 하루,헤어진 애인과의 두 번째 로맨스?

by 하찌로그 2023. 2. 12.

 

 

정보

타이라 아즈코의 단편 소설이 원작이며 이윤기 연출, 전도연 하정우가 주연을 맡은 2008년 개봉작 로맨스 드마라이다. 멋진 하루. 만남, 연애, 이별 그리고 재회하게 되는 로맨스 영화의 일반적 구성이 방식이 아닌 1년 전 헤어진 연인과의 재회로부터 시작되는 내용의 한국형 로드 무비다.

 

멋진 하루 줄거리

 

희수는 1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그를 찾아 나선다.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은 액수의 돈 350만 원이다. 그리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이 지났다. 그리고,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350만 원을 되갚기 위해 돈을 빌리러 나선 남자 병운이 있다.

 

희수는 서른을 훌쩍 넘겨버린 나이에 직장도 없고, 통장 잔고도 바닥이 났다. 그리고 애인도 없는 완전 노처녀 백수다. 그렇게 지내던 중 불현듯 전 애인인 병운에게 빌려줬던 돈 350만 원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그 돈을 꼭 받아야겠노라 결심한다. 남자의 상황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결혼을 했었지만 두 달 만에 이혼을 하고, 빚까지 지며 이런저런 사업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심지어 지금은 집 전세금까지 빼서 여행가방만 들고 떠돌아다니는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어느 화창한 주말의 아침, 희수는 초겨울의 찬바람을 맞으며 경마장을 찾아가게 된다. 여기저기 경마장을 헤매다 마침내 전 남자친구 병운을 발견하게 된다. 한 때 기수를 꿈꿨던 병운은 경마장을 기웃거리다 돈을 받으러 찾아온 희수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그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내뱉은 첫마디는 "돈 갚아"이다. 하지만 당장 그 돈을 내놓을만한 상황이 아닌 병운은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그녀의 차를 타고, 함께 여기저기 돈을 받으러 다닌다. 아니, 또 다른 돈을 꾸러 다니기 시작한다. 여자관계가 화려한 그는 아는 여자들을 찾아가 급전을 부탁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가 막히고 한심하기만 하다.

 

한때, 잘생긴 데다 자상하고 밝은 성격의 병운을 좋아했지만 대책 없는 그를 보고 있자니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 1년 전엔 연인 사이, 오늘은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가 됐다. 길지 않은 겨울의 하루, 1년 만에 재회한 그들에게 허락된 불편한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다.

 

총평

 

개봉 당시 관객수는 39만 명으로 큰 수치는 아니지만 손익분기점은 넘겼으며 관객수 평점 10.0, 네티즌 8.25, 평론가 7.20 수치로 좋은 평을 받은 작품이다. 그리고 씨네 21은 이 작품을 2008년 한국 영화 베스트 2위에 선정하기도 했다. 관전 포인트로는 한국형 로드 무비로서 서울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낸 연출력이다. 그리고 단연, 좋은 각본과 두 배우의 연기력을 꼽을 수 있다. 2005년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이후 두 번째 만남을 가진 하정우, 전도연이 보여주는 호흡과 극 중 인물에 대해 천천 몰입되어 가는 자연스러우면서도 디테일한 연기력이 좋은 평을 받았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도 항상 긍정적으로, 속없는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그 안엔 상처와 외로움이 있는 병운은 찌찔하고, 한심해 보인다. 하지만 그 모습이 밉지 않고, 밝은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럴듯한 말들만 내세우는 그를 이리저리 따라다니며 답답함은 커지고 당장 돈을 못 받아내고 있는 상황이 짜증만 나는 희수다. 그럼에도 그렇게라도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 하는 그의 모습이 못내 마음에 밟힌다. 초반 까칠하게만 보였던 희수, 그리고 뺀질뺀질 능청스러운 병운의 모습과 둘의 대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극 중 인물들의 이야기는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나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있을 수도 있다. 불만스럽고 못마땅한 우리의 일상도 미소로 바꿀 수 있기까지는 한순간의 좋은 생각과 하루의 시간이면 충분히 하지 않을까 싶다. 단순 남녀의 로맨스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박찬욱 감독은 제일 좋아하는 하정우 영화로 이 작품을 꼽으며, 그가 연기하고 만든 병운은 한국 영화에 기억될 만한 남성 캐릭터 같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하정우는 자신이 연기했던 캐릭터들 중 자신과 가장 닮은 인물이 병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희수역을 맡은 전도연도 어느 한 방송에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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